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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억수로좋은날 2017. 4. 10. 12:20

[신춘문예 당선작 시 부문 심억수 시인/유제완 시인·수필가 심사평] 충청일보 정유년 신춘문예 응모작품들은 그 역사만큼이나 질감이 풍성했다.

시 시조의 응모 작품만 해도 500여 편에 이르고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 까지 참여했다.

그러나 양에 비해 작품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나 시조의 작품 뿌리는 율격이며 탁월한 상상력이 꽃이다. 간결하면서도 내용이 충실하고 서정과 철학이 담겨있어야 한다.

이것이 현대시의 근간이며 생명력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응모 작품들은 자신의 개성을 살린 심안이 아닌 관념이나 감상에 치우친 작품이 많았다. 간결하면서도 전달력 있고 사고력있는 작품을 기대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응모 작품 중 몇 편은 삶의 체험을 생생한 감각으로 녹여냈고 현대 사회의 어려움을 따뜻한 긍정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도록 표현해 냈다.

그 중 맨 윗자리를 차지한 이윤숙님의 '흑임자'는 시 전체를 아우르는 몰입과 함축성, 주체화가 잘 녹아 있었다.

흑임자(검은깨)를 주제로 삶의 애환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해 냈다. 손에 움켜쥐어 보려고 하지만 속절없이 쏟아져버리는 물질의 속성을 잘 그려냈다.

이밖에도 최종 심사에 올랐던 박지현님의 '족적', 박민서님의 '구유'등의 좋은 작품들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