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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억수로좋은날 2014. 1. 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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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심억수

가을이면 일상을 팽개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가 나를 유혹한다. 여행 중에서도 기차여행은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나를 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여행이다. 그래서 해마다 가을이면 마음의 풍요를 채워주는 시 사랑 열차에 동승한다. 그동안 여러 번 시사랑 열차와 함께 했지만 늘 새롭고 즐거운 마음이다. 일상을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물며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시사랑 열차를 탈수 있는 기회는 일반인 이라면 더욱 값지고 소중한 시간 일 것이다.

이번 열차여행은 “꿈과 사랑을 싣고 떠나는 가을여행” 이라는 타이틀로 임승빈 시인과 함께 했다. 올해가 열 번째인 시사랑 열차는 일반 시민들에게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더불어 나누는 시간을 갖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 되었다. 이번 여행은 아이들이 많이 참석 하여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열차 안에서 오하영아동문학가께서 봉숭아물들이기와 마술쇼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최고다. 풍선을 왕관처럼 만들어 하나씩 머리에 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청량하다. 나에게 쓰는 편지는 일 년 후에 받아 볼 수 있는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로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행사다. 그동안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이켜보고 또한 자신에게 다짐해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편지의 목적이다.

삼․탄․역․이라는 제목의 삼행시는 자연을 바라보며 자신의 생각을 삼행시에 적용해보며 문학적 소양을 경험해 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140여명이 함께 탄 기차는 가을 깊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었다.

기차는 어느새 삼탄역에 도착했다. 삼탄은 관청소여울, 소나무여울, 따개비 여울 등 여울이 셋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아름다운 가을은 세 곳의 여울에서 일렁인다. 단풍은 붉게 물들고 은행잎은 노랗게 옷을 갈아입었고 낙엽은 바람에 몸을 날려 나부끼고 있었다.

아이들은 보물찾기에 눈망울이 반짝이고 어른들은 임시인의 문학 강연에 박수를 보냈다. 자연을 배경으로 우리의 소리를 멋들어지게 부른 박채원 선생은 큰 박수와 함께 재청을 받았다.

공식행사 후 모두 함께 어울림 시간으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조별 대항 게임은 모두가 하나 되어 즐거워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종이비행기 날리기, 미니골프, 뻥 과자 날리기, 다함께 공치기,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웃고 뛰고 승부욕에 열을 내면서 모두가 행복의 웃음이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함께 힘을 합하고 함께 마음을 나누고 함께 어께동무를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가을바람에 녹녹해지고 부드러워 졌으며 서로의 마음에 길을 내고 있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질 무렵 행운권 추첨을 하였다. 선물은 회원들이 하나 둘 정성껏 마련한 것으로 생필품부터 담근 술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선물을 받아들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삼탄 여울에 일렁이는 노을을 아쉬워하며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가끔은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버리지 못할 꿈과 희망을 싣고 인생의 열차는 오늘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년에도 시사랑 열차는 가을을 향해 달려 갈 것이다. 오늘 함께 했던 사람들도 내년에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시사랑 열차에 몸을 실었으면 한다. 시사랑 열차를 위하여 음으로 양으로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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