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최다원
추녀 끝에 매달렸던 낙수가 무게에 밀려
강으로 직접 입수한다는 한벽루
그 곳에 세 번이나 다녀왔다는 친구가
첫 번째는 가족과 갔었고
두 번째는 친구와 갔었으며
세 번째는 애인과 갔었다고
똑같은 경관이며 절경이지만
누구와 보느냐는 매우 중요해
각각 다른색을 함유했더라고
고백처럼 말하곤
눈꺼풀을 살짝 치켜 올리며
먼 하늘에 초점잃은 시선을 던졌다
순간 피 멍울진 그리움덩이가 친구의
가슴팍을 훓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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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친구
- 우리는 하나다 /김귀녀
순수한 마음으로 벗들을 만났더니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때처럼 정겹기 그지없네
너스레를 떠는
의연한 모습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
고요한 적막 속에서
개굴개굴 개구리 울음소리만 들린다는
한 줄 추억 편지를 회상하며
'우리는 하나다'
논두렁을 들썩이던 개구리 울음처럼
우정의 소낙비 넘쳐난다
가슴과 눈빛으로 말하던 친구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며
거친 세파에 흔들리며 살아 온 친구들
친구들을 만나면
내 가슴은
따뜻한 별빛을 만난 것처럼
그때나 지금이나 정겹기 그지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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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이민숙
왼손을 내밀면
오른손 내밀어 손잡고
지친 어깨를 두드리던 친구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조용히 가슴과 눈빛으로 말하며
낙심했던 마음 위로했던 친구
고난이 닥쳐 눈물 흘리면
손수건 접어 건네며
말없이 일을 해결하고
웃어 주던 친구
주름살 마냥 늘어난 세월 앞에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고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살다 문득
누군가가 필요할 때
그때 꼭 떠오르는 얼굴
그립기만 하고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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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최다원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눈을 마주치면 더욱 빠져드는 친구가 있습니다.
지난날의 언저리를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자랑스레 늘어놓아도 친근감이 발산되고
새롭게 남겨진 뜨거웠던 첫사랑이야기와 이루지 못한 꿈들을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야기할 때
저린 마음이 안타까운 친구가 있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려 포근히 쌓여가던 오후
구수한 모카골드 향처럼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영하의 추위가 옷깃사이로 스미고
펄럭이는 나목의 몇 개 남은 잎들 사이로
겹쳐 떠오른 친구가 있습니다.
나의 친구는 매우단정하고 깔끔하며
불의를 보면 분연히 일어설 줄 알고
남을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며
긍휼의 마음들이 넓은 가슴 가득하여
어느 곳에든 넉넉한 손길을 지녔습니다.
이글거리지만 고요한 눈빛을 지닌 친구는 최상의 매너로
준수한 안면가득 미소를 띠며
덕으로의 온화한 음성을 지녔습니다.
나의친구는 멋을 아는 멋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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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 안숙현
일곱개의 작은 별이 모여
하나 되었지
하나의 작은 별로는
외롭고 쓸쓸해서
일곱개의 작은 별이 모여
부모가 되고
형제가 되고
아이가 되고
친구가 되고
일곱이 하나가 된 별처럼
우리도 그렇게
슬픔도 기쁨도 함께하며
서로 쓸쓸해 하지 않을
마음이 하나인
친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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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김재진
어느 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 없이 구르는 개울 되어
네 곁에 흐르리라.
저물 녘 들판에 혼자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고 있다면
손수건 되어 네 눈물 닦으리라.
어는 날 갑자기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 내게 온다면
가만히 네 손 당겨 내 앞에 두고
네가 짓는 미소로 위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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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친구가 되고 싶은거야
- 어느 목마른 친구의 영혼을 위하여
/오정방
이런 친구가 되고 싶은거야
등나무같은
뙤약볕 무섭게 내려쬐일 때
푸른 그늘 아래로 불러들여
무더위를 피하게해 줄
그런 등나무같은
이런 친구가 되고 싶은거야
우산같은
장마비 두렵게 쏟아질 때
한 편 지붕아래로 맞아들여
젖은 마음 말리게해 줄
그런 우산같은
유한한 인생의 나그네 길에서
휘발유같은..
윤활유같은…
나침반같은….
진정 그런 친구가 되고 싶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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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으면 좋은 친구 /이남일
뜰안에 내 친구하나 심어보고 싶다.
밤마다 달빛 가득 불러낼 때면
못 가에 그윽한 향기로 화답하는
화사한 꽃 한 송이 가꾸고 싶다.
나 친구하나 찾고 싶다.
종일 숲 속에 귀가슴을 열고
지저귀는 노래 마음으로 담을 수 있는
작은 새 하나 부르고 싶다.
강가에 친구하나 만들고 싶다.
홀리듯 황홀한 눈빛으로
저 부드러운 강바람과 교우하는
언덕 위에 누정 하나 짓고 싶다.
곁에 있으면 좋은 친구 하나
밤새 그대 향기 이슬로 영글었다가
아침이면 따뜻한 차 한잔 내어놓는
마음 가득한 친구 하나
가슴에 오래 담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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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곽정숙
깔끔한 너에겐
밝은 옷이 잘 어울릴 거야
수줍은 네 미소
영원히 지녔으면 좋을 거야
즐거울 떄 같이 기뻐해 주고
말 못할 고민 있을 때 묵묵히 들어주고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말없이 같이 가줄 수 있는
허물없고 마음이 넓은 너이길 바랠 거야
그냥 네가 보고 싶을 때
전화해도 귀찮아하지 않고
재잘대는 수다 다 들어주는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는
그런 친구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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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심억수
우리는 생각합니다.
나에겐 함께할 친구가 많다고
그러나 정작 같이 있고 싶을 때
함께할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것을 느낍니다.
내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
나에겐 좋은 친구가 많다고
그러나 정작 축하해줄 자리에
함께할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것을 느낍니다.
내가 기쁨에 처해있을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
나에겐 마음을 같이할 친구가 많다고
그러나 정작 외롭고 괴로울 때
달래줄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것을 느낍니다.
내가 슬픔에 처해있을 때...
많은 생각속에 살아가는 세월
돌아보면 아무것도 보이지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찾을 수 있는것은
내 가까이에 있는 친구라 생각합니다.
평생을 함께할
내 마음에 안식을줄
내 말에 귀 기울여줄
내 울음에 눈물 닦아줄
내 웃음에 기뻐해줄
그런 친구가 얼마나 있는지
한 사람이라도 있는지
지금 이 순간 눈을 감고 생각해 봅니다.
세상을 살면서
나에게 득이 되든 실이 되든
그대가
나에겐
진정한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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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 /오사라
내게 좋은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가로등 아래서 빗소리 들으며
옛추억 아름답게 들려 줄
포근한 가슴의 친구와
바닷가 호젓한 카페에서
진한 커피 마시며
그윽한 눈빛, 깊은 관심으로
나의 이야기 받아 줄 친구와
바퀴 굴리며 달려간 종착역
허전한 가슴 안고 되돌아올 때
때맞추어 전화 걸어 줄
그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불같이 타버려 재가 되어 버리는
그런 사이가 아닌
이해관계 속에서 호감베푸는
그런 사이도 아닌
순수한 것들을 생각하며
손잡고 거닐 수 있는
그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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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친구야 /용혜원
친구야
클로버 잎들 속에
찾아낸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이 자네에게 있기를
내 마음 깊은 우정으로 바라네
우리들은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야 하지 않나
자네에게 분명한 행운이 있을 걸세
나도 자네를 기대하며 살겠네
자네도 나의 삶을
기대해 보게나
멋진 승부로 이겨내고 말 테니
지켜 보게나
우리들의 삶
먹구름도 끼어 오겠지
천둥과 번개도 치겠지
그러나 비온 뒤의 맑은 하늘
시원함과 상쾌함을
우리가 어찌 모르겠나
언제나 자네의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은 누구에게나
나에게 이런 친구가 있다고
자랑하고 싶다네
친구야
자네는 정말 멋진 친구일세
나의 친구야
아름다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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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최다원
나의 친구는 남의 어려움을 보려한다
나의 친구는 남의 말을 새겨듣는다
나의 친구는 항상 온화한 표정으로 남을 대한다
나의 친구는 남을 존경하는 태도를 갖는다
나의 친구는 언제나 조심스럽게 말을 한다
나의 친구는 늘 신중하게 행동한다
나의 친구는 의문점이 발견되면 풀려 애쓴다
나의 친구는 화나는 일에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나의 친구는 정의롭게 이득을 얻는다
나의 친구는 어디서 무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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